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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

방학 땐 교실이 텅 빈다고요? 우리반은 '마인드 아트' 열기로 가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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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네이버스 희망나눔학교

"성진아, 다 했어?"

이호제(25·광운대학교 4년) 담임강사의 질문에 색연필을 휘두르던 이성진(가명·11)군이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제 장점으로 뭘 적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성진이가 제일 좋아하는 게 뭐지?"

"탱크 부수는 게임요!"

"게임을 잘하려면 집중력과 열정이 필요하잖아? 선생님도 게임을 좋아해서 열정의 빨간색 소금을 만들었는데, 한번 해볼래?"

"그럼 전 노란색 소금을 만들래요. 집중력은 노란색처럼 밝으니까요!"

여름방학이 한창인 지난 3일, 서울선곡초등학교 1학년 3반 교실은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방학 때마다 열리는 '희망나눔학교' 덕분이다. 이날 진행된 1교시 집단 활동 주제는 '알록달록 내 마음'. 자신의 강점을 꼽아보고 그에 맞는 색깔을 소금에 입혀보는 시간이다. 난생처음 해보는 작업에 고민에 빠져 있던 아이들도 담임강사와 함께 금세 자신만의 색깔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굿네이버스 빈곤가정 아동 방학지원프로그램 ‘희망나눔학교’는 매 방학마다 프로그램의 주제를 새로 정해 아동의
신체 발달을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희망나눔학교의 집단 활동인 ‘마인드 아트’ 수업 현장.



 
◇심리프로그램부터 영양교육까지… 알짜배기 10일 커리큘럼

아동권리보호전문 NGO '굿네이버스'가 진행하고 'BMW코리아미래재단'이 후원하는 희망나눔학교는 2002년부터 올해까지 14년간 방학 중 결식의 위험에 놓여 있거나 적절한 보호를 받기 어려운 초등학생에게 2주간의 교육프로그램과 건강진료·팀프로젝트·중식 등 통합 지원 서비스를 해왔다. 지난 겨울방학까지 3451개 초등학교에서 7만6623명의 아동이 희망나눔학교에 참가했다. 희망나눔학교 8회기 동안 진행되는 집단 활동 '마인드 아트(Mind Art)'는 희망나눔학교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이는 예술 매체를 활용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조절할 수 있도록 만든 활동으로, 서울여자대학교 특수치료전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개발 과정에 참여해 전문성을 높였다. 이날 진행된 '알록달록 내 마음' 역시 마인드 아트 프로그램의 하나다.

"어머니와 헤어져 살면서 감정표현이 줄었던 수진이가 수업이 진행될수록 제게 고민을 털어놓더라고요. 남은 시간 동안 수진이의 모습이 더 밝아질 것 같아요." 임영은(24·한양여대 졸업)씨가 소극적인 모습으로 주변의 걱정을 샀던 김수진(12)양의 변화를 언급했다. 임씨는 수진양의 '짝꿍 강사'. 희망나눔학교는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담당강사 외에도 대학생 봉사자인 '짝꿍 강사(자원 봉사자)'를 조마다 배치해 소외되거나 낯가림이 심한 아이들의 참여를 자연스레 이끌어내고 있다.

왁자지껄했던 1교시 집단 활동이 끝나고,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영양교육 시간이 이어졌다. 재능기부 봉사자인 공나연(23·서울여대 식품영양학과 3년) 강사의 지도로 과자(탄수화물), 요거트(지방·단백질·칼슘), 과일(비타민) 등 5대 영양소를 포함한 재료로 직접 파르페를 만들어보는 실습이 진행됐다. 공씨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이 많다 보니 라면이나 과자로 식사를 때우기도 하고, 식습관을 충분히 지도받지 못하는 아이도 있다"면서 "그런 친구들이 영양교육을 듣고 '오늘은 점심시간에 나온 반찬을 남기지 않고 다 먹어볼 거예요'라고 말할 때 봉사자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며 미소를 지었다.


◇현장학습으로 다양한 경험 제공, 가정참여 기회 확대

희망나눔학교는 집단 활동, 영양교육 외에도 수영수업, 연극관람, 미니운동회 등 지역사회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체험활동을 제공한다. 선곡초등학교 학생들 역시 지난달 31일 광운대학교 아이스링크장에서 스케이트 체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선귀(21·삼육대학교 2년) 짝꿍 강사는 "야외활동을 하며 아이들에게서 의외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스케이트를 타다가 한 명이 넘어지자 아이들이 다 같이 달려가서 일으켜주더라고요. 교실에 있을 땐 서로를 적극적으로 도와야 하는 상황이 잘 나오지 않잖아요. 평소와 다른 경험이 아이들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아동의 긍정적인 변화가 가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새로운 프로그램도 열었다. 올해 여름부터 희망나눔학교에 가족참여프로그램 '위(We)대한 가족'을 정식 편성한 것. 이혜경 굿네이버스 심리정서사업팀장은 "가족을 초청해 공연을 보여주거나 가족에게 손편지를 보내는 등 가족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면서 "아이의 성장에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아이와 가족이 함께하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희망나눔학교에선 당일 수업이 끝날 때마다 아동이 느낀 긍정적·부정적 감정을 감정노트에 직접 작성하게 하고, 친구·가족·교사 등 주변 지인으로부터 응원 댓글과 스티커를 받아오도록 한다.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주변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표현하고, 공감과 응원받는 기회가 만들어지는 것. 장효범(62) 서울선곡초등학교장 역시 "2011년부터 굿네이버스와 함께 희망나눔학교를 진행한 후로 학교와 가정 사이의 신뢰가 두터워졌다"면서 "아이들이 방학 중에도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희망나눔학교의 강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굿네이버스는 방과 후와 방학 중 소외된 국내 아동들을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빈곤가정 아동지원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후원 계좌 1005-701-564322(우리은행·예금주: 굿네이버스), 홈페이지(www.gni.kr), 전화(02-6717-4000) 문의를 통해 빈곤가정 아동을 지원할 수 있다.

권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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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 발행
  • 201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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