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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렇게 하면, 아이들이 행복해집니다.

2018.08.21

지금, 우리 아이들은 행복한가?

엄마 아빠와 여자아이가 즐겁게 걷는 모습
아이들의 행복을 이야기하기 전에 부모는 아이들의 행복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부모 세대들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시간을 담보로 하는 것을 익숙하게 생각한다. 고3, 입시를 준비할 때는 공부시간에 따라 사회적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무수히 들었고, 현재를 즐기면 미래는 없다는 메시지를 암묵적으로 받아왔다.

물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의미 있고, 필요한 것이지만 현재의 행복이 담보 잡혀서는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세대들이 부모가 된 지금, 부모들은 발달 과정 중에 있는 아이들에게 미래의 주역이 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아이들은 미래의 주역으로서도 빛나야 하지만 ‘지금 여기’의 삶 속에서도 빛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행복은 아이들의 관점으로

아이들의 말에 귀기울이는 여성을 그린 그림
OECD 국가들과 비교해볼 때, 우리나라 아이들은 충분한 교육적 기회를 가진 반면, 스스로 느끼는 행복감은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즉, 우리나라 경제적 · 물리적 환경과 대비하여 아이들이 가족과 보내는 시간, 자신의 권리를 존중받는 정도에서 낮은 수준으로 보여 전반적인 삶의 행복지수가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들의 행복은 어른의 관점에서가 아닌, 아이들의 관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아이들의 삶이 무엇으로 채워지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매주 월요일, 어린이집에선 아이들에게 주말에 어떤 일을 했는지 물어본다. 아이들은 ‘마트 갔어요.’, ‘시장 갔어요.’, ‘뭐 먹었어요.’ 등으로 주말의 일과를 표현한다.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면 아이들에게서 생동감 넘치는 에피소드를 듣고, 그 안에서 아이들의 감정도 읽어낼 수 있다. 월요일의 나눔은 의례적인 활동이 아니라, 아이들이 느끼는 삶 자체에 대한 관심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아이들의 행복을 채우는 시간

풍선을 들고 미소 지으며 달려가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의 여가시간 사용 현황을 보면, 여가시간 중 놀이 시간은 주중 1시간 49분, 주말 2시간 50분으로 가장 많았고, 미디어 이용은 주중 1시간 14분, 주말 1시간 54분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아이들에게 능동적이고 다양한 여가활동 및 신체 활동 시간은 부족하고, 미디어를 이용한 수동적인 여가활동이 많은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놀이 시간‘이란, 어떤 의미일까?

이전에 아이들의 행복에 관해서 알아보는 프로젝트를 어린이집에서 진행한 적이 있다. 아이들이 행복의 조건으로 이야기한 것은, ‘충분한 놀이 시간‘과 ‘100만큼 뛸 수 있는 공간’이었다. ‘100’은 아이들에게 굉장히 큰 숫자이다. 은유적인 표현으로 그만큼 큰 공간이 필요함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의 여가시간이 능동적인 놀이 시간으로 채워지게 되면, 미디어를 이용하는 수동적인 시간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능동적인 놀이 시간과 공간을 돌려주어야 한다.

주 52시간 근무로 가족과 함께 하는 여가시간 증가가 기대되고 있는 지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 또한 기대하게 된다. 시간은 주어지지만 그것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시간을 소비하는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우리의 아이들의 삶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그들이 주도성을 발휘하는 놀이 시간을 돌려주고, 가족과 하는 일상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안지혜 교수(국립목포대학교 아동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