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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녀와의 소통, 잘 되시나요?

2018.11.22
아빠에게 귓속말하고 있는 아들 이미지
자녀와의 소통, 잘 되시나요?

퇴근 시간 꽉 막힌 도로 위. 답답함만이 가득합니다. 그렇다면 부모와 자녀 사이에 놓인 도로 상황은 어떠한가요? 극심한 정체 상태인가요? 혹은 원활한 소통 상태인가요?

집에 오면 문을 닫고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이것저것 물어봐도 성의 없는 대답만 하는 자녀. 밥 먹을 때도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자녀를 보고 있으면 부모는 꽉 막힌 도로 위를 달리듯 갑갑하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부모가 자녀를 볼 때마다 느끼는 그 답답함. 혹시 자녀도 똑같이 느끼고 있지 않을까요?

자녀도 답답함을 느낍니다.

부모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이야기를 꺼내도 그것은 당연한 듯 넘기면서 자녀의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에 대해서만 집중되는 질문, 화나거나 속상했던 이야기를 꺼내도 마음을 알아주기보다는 자녀의 잘못으로 돌리는 충고, 편하게 이야기하고 싶어서 말을 꺼내도 숙제나 할 일은 다 했는지부터 묻는 말. 이런 장애물로 인해 자녀들도 부모와의 소통에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자녀와 소통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뻥 뚫린 도로 상황처럼 부모와 자녀 사이에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부모가 살아오면서 갖게 된 관점, 자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던지는 충고와 조언, 여러 번 말을 해도 진전이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 안타까움에 던지는 말과 표정, 몸짓 등을 모두 걷어낼 때 자녀들은 부모에게 시원하게 달려올 수 있습니다.
뾰루퉁한 표정으로 아빠를 바라보고 있는 아들 이미지
자녀의 관점에서 바라보세요.

자녀들도 자신의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잘 해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지니고 있습니다. 자녀들도 부모가 자녀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것 이상으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녀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언하는 사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충고하는 사람을 필요로 하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 감정, 걱정, 불안 등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마음을 담아 자신을 이해해 줄 사람이 필요한 것입니다.

자녀가 이야기 하고 싶은 부모가 되세요.

소통의 시작은 자녀가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자녀가 기쁜 일이 있을 때,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화가 나고 억울할 때, 슬플 때, 걱정과 불안함이 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자녀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뻥 뚫린 도로를 달리 듯 시원하게 쏟아내고 나면, 자신이 갖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스스로 답을 찾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아빠에게 안겨 환하게 웃고 있는 아들 이미지
자녀의 자아상은 부모와의 소통으로 만들어집니다.

자신이 하는 말이나 행동에 대해 끊임없이 비판받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듣는다면 자녀는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긍정적으로 반응해주는 부모를 통해 자녀는 긍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합니다. 자아상은 자신과 관계 맺고 있는 중요한 타인으로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부모의 긍정적 반응은 자녀로 하여금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야’, ‘나는 노력하면 할 수 있어’ 등의 건강한 자아상을 형성하게 됩니다. 자녀의 자아상은 부모와의 소통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자녀와 원활한 소통은 긍정적인 부모상을 만듭니다.

부모로부터 긍정적 지지를 받은 자녀는 자신 역시 부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자녀, 기쁨과 걱정을 함께 나누는 자녀, 편안하게 다가와 이런 저런 말을 늘어놓는 자녀와 함께 하는 부모들은 그들 역시 ‘나는 괜찮은 부모야.’, ‘나는 자녀에게 가치 있는 부모야’ 등의 긍정적인 부모상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제 부모와 자녀 사이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채우기보다는 비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안소영 교수(인덕대학교 사회복지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