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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이웃이야기

절망 끝에서 꽃피운 희망

2017.05.11
휠체어에 앉아있는 수민이와 엄마 이미지
7년 전, 수민이(가명, 16세)는 부신백질이영양증1) 진단을 받았다.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아들보다 단 하루만 더 살 수 있다면…. 더는 소원이 없겠다는 엄마. 그저 곁에서 숨을 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엄마는 수민이가 고맙고 대견스럽다.

여덟 살에서 멈춰 버린 시간

두 명의 동생을 데리고 태권도장으로 씩씩하게 향하던 수민이. 7년 전, 수민이의 모습을 엄마는 잊을 수가 없다. 그날 이후로 건강했던 수민이의 팔과 다리는 점점 굳기 시작했고, 전신 마비가 찾아왔다.

“정말 하루가 다르게 아이가 달라졌어요. 처음에는 걸을 수 없어서 기기 시작하더니 차츰 물건을 잡을 수도 없게 되고, 나중에는 말조차도 못하게 됐어요.”

병원에서 부신백질이영양증이라는 진단을 듣고도 엄마는 아들이 희귀난치성 질환에 걸렸다는 사실을 믿을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그때 당시에는 하루하루가 지옥 같고,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수민이는 병의 진행 속도가 워낙 빨라 발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생명이 위독해졌다. 모든 사람이 포기하라고 했지만, 엄마는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아픈 수민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매일 수민이의 손을 꼭 잡고 곧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는 게 전부였어요.”

엄마의 간절한 마음을 알았을까. 수민이는 기적처럼 살아났다. 지난해 7월에도 갑작스레 심한 경련으로 응급실을 찾았지만, 수민이는 끝까지 잘 버텨줬다.

“비록 침대에 누워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지만, 수민이가 곁에서 숨을 쉬 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마워요. 지금 잘 견뎌주고 있어서….”

또 한 번의 기적을 기다리며

아직까지 부신백질이영양증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수민이와 같은 환자들은 ‘로렌조 오일’2)에 의존하고 있다.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한 병에 20만 원씩 주고 사야 해요. 거기에 병원 치료비까지…. 수천만 원이 필요한 골수이식수술은 엄두도 못 내고 있죠.”

얼마 전부터 엄마에게도 수민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민이와 두 동생을 위해서 엄마는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끝까지 견뎌볼 생각이다.
“수민이와 같은 병이라는데 어떻게 안 두렵고 안 무서울 수 있겠어요. 그런데 그렇게 걱정만 하고 있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잖아요. 그래도 견뎌야죠. 엄마니까…. 수민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살았으면 좋겠어요.”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인 것 같아 더욱 미안한 엄마는 요즘 건강했던 수민이의 사진을 자꾸 꺼내본다. 사진 속의 수민이는 오히려 엄마를 위로하고 있는 듯했다.

“어찌 알아요. 어느 날 갑자기 수민이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툴툴 털고 일어날지…. 전 그 날이 꼭 올 거라 믿어요.”

수민이와 엄마는 그 어떤 순간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이 기적인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듯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1) 성염색체인 X염색체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병으로 몸 안의 ‘긴사슬지방산(VLCFA: Very Long Chain Fatty Acid)’이 분해되지 않고 뇌에 들어가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희귀질환이다.
2) 부신백질이영양증의 원인인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긴사슬지방산의 생성을 억제하는 데 일부 효과가있어 병의 진행을 늦춰준다. 현재FDA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해 보험 적용이 불가능하다.
이미지 설명 1. 아프기 전, 건강하고 씩씩했던 수민이의 사진 2. 병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수민이 3. 매일 수민이 곁에서 눈으로 대화를 나누는 엄마
1. 아프기 전, 건강하고 씩씩했던 수민이의 사진
2. 병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수민이
3. 매일 수민이 곁에서 눈으로 대화를 나누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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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기획팀 김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