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아이들 후원으로 이어진, “우리는 ‘한가족’”
아동결연 릴레이 ‘이음가족 만들기’

대학 동창들의 24년 우정이 함께 해외아동을 후원하면서 ‘가족’이란 끈으로 더욱 단단해졌다. 왼쪽부터 굿네이버스의 ‘이음가족’인 정현민씨와 최규승·석상희씨 부부, 그리고 홍승연·최의철씨 부부. [최명헌 기자]
올해 초 최의철(43·현대자동차 책임연구원)씨는 24년지기 친구들에게 아들과 딸을 만들어줬다. 덕분에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정현민(44·㈜내일이엔티대표)씨에겐 다섯 살된 아카스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최규승(43·변리사)씨에겐 여섯 살된 모니카(여)가 생겼다. 굿네이버스의 1대1 해외아동 결연 후원자이던 의철씨가 ‘이음캠페인’을 통해 해외아동 후원 프로그램을 소개해주고 친구가 결연할 아이를 함께 정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굿네이버스의 이음캠페인은 아동후원 회원들이 지인들에게 도움이 필요한 해외아동을 소개하고, 그 아이의 꿈이나 자신의 후원 경험이 담긴 문자·이메일 등을 보내 1대1 결연을 추천하는 프로그램이다. 회원들은 굿네이버스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저개발국가 아이들의 꿈 이야기와 사진을 보고 지인들에게 어울릴 만한 아이를 직접 추천할 수 있다. 또 이음가족 후원자들끼리는 더 끈끈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서로 책임감 있게 활동할 수 있게 해준다.
최의철씨와 정현민·최규승씨는 인하대 기계공학과 87학번 동기로, 사실 그동안에도 자주 만나며 친하게 지내온 사이다. 하지만 이음캠페인은 이들을 새로운 인연으로 더욱 강하게 묶어줬다. 의철씨 부인과 규승씨 부인까지 총 5명으로 이뤄진 ‘이음가족’이 된 것이다.
“올 초 동기모임에서 우연히 나눔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의철이가 자신이 후원하고 있는 해외아동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렇지 않아도 그런 후원기회가 있으면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온 터라 자세히 물어보게 됐죠.” 현민씨는 “의철이가 하는 행동이나 삶에 대한 태도를 늘 봐왔기 때문에 그 친구가 하는 일에 일단 믿음이 갔다”고 ‘이음가족’이 된 동기를 설명했다.
규승씨 부부는 의철씨 집에 놀러 갔다가 이음가족이 된 경우다. 의철씨네 거실 TV 위에 놓여 있던 낯선 외국아이의 사진을 발견하고 누군지 물어본 게 계기였다. 규승씨의 부인 석상희(32·외교통상부 인턴)씨는 “의철씨네가 그 아이 사진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아이’라고 소개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세 친구는 “이왕이면 서로 같은 지역의 아이들과 결연하자”고 했다. 굿네이버스에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사업장 방문 프로그램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함께 후원아동들이 사는 지역을 찾아가 봉사활동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의철씨에게 후원의사를 밝힌 지 얼마 되지 않아 현민씨와 규승씨의 휴대전화에는 네팔 아동의 사진과 프로필, 그리고 의철씨가 후원하면서 겪었던 느낌 등이 담긴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들은 메시지에 함께 온 인터넷 주소를 통해 간단히 후원 신청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아동 결연을 시작하면서부터 활동분야도, 종교도 서로 다른 의철씨와 친구들 사이엔 만날 때마다 확실한 이야깃거리가 생겼다. 의철씨는 “아이들이 얼마나 자랐는지, 혹시 편지를 받았는지 물어보며 그 아이들과 소통할 방법에 대해 내가 ‘결연 후원 4년차 선배’로서 자세히 설명해 준다”고 말했다. 의철씨는 그동안 후원해온 차드의 아이가 얼마 전 18세가 돼 후원기간이 종료되면서, 네팔 지역에서 후원할 또 다른 아이를 찾고 있는 중이다.
이음캠페인을 담당하고 있는 굿네이버스 e-나눔팀의 경미화 팀장은 “후원을 해본 사람들이 직접 지인들에게 추천을 하는 거라 다른 홍보방법보다 반응이 빠른 것 같다”며 “결연 아동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더 친해졌다는 회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남편의 직장 상사와 ‘이음가족’이 된 정찬희(30·성악가)씨는 “서로 얼굴도 모르고 지냈던 사이인데 결연 후원을 추천해 ‘이음 가족’이 되고 나서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며 “내가 추천한 만큼 스스로도 더 책임감 있게 후원을 하게 된다”고 했다.
정씨와 같은 오페라 합창단에서 활동하던 박명원(28·성악가)씨는 정씨의 또 다른 ‘이음가족’이다. 박씨는 지난해 이음가족들의 연말 파티에 정씨의 권유로 팝페라 공연을 ‘재능기부’ 했었다. 그때 모인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도 아동 후원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제가 그날 ‘I believe’라는 곡을 불렀어요. 우리가 마음을 열고 주위를 둘러보면 세상이 밝고 따뜻해질 거라는 내용이죠. 그런데 그날 이음가족들 앞에서 부르려니 가사가 새롭게 들리더라고요. 그때 마음을 먹었죠.”
굿네이버스는 지난달 27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를 이음캠페인 집중홍보 기간으로 정하고, 함께 사랑의 마음을 이을 가족들을 찾고 있다. 참여 문의는 홈페이지(www.gni.kr/memberCampaign2)나 전화(02-6717-4013)로 하면 된다.
글=이예지 행복동행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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