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옥 국제구호개발NGO 굿네이버스 사무총장
네팔에 사는 한 아동의 이야기가 지난 3개월동안 한국의 많은 학생들과 부모들의 마음을 울렸다. 아픈 엄마와 두 동생을 책임지고 있는 비샬이라는 네팔의 한 소년이다. 이 소년은 생계를 위해 자기 키만 한 망치를 두 손에 들고 바위를 내리치며 채석장에서 위험한 일을 매일같이 하고 있었다.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인가.
비단 네팔의 돌깨는 소년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국제노동기구(ILO)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76개국 아동 2억명이상이 노동으로 착취당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빈곤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고 일터로 내몰리고 있다. 아이들은 도움의 손길없이는 빈곤과 노동착취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빈곤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아동의 문제는 대부분 아동 노동에 대한 개입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이런 아동노동착취를 근절하기 위한 국제NGO들의 노력 중 하나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일이다. 아이들이 일 대신 공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의 접근성을 높여주고 교육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다.
학교를 세우고 교재와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의식변화와 자립지원도 함께 이루어져야 하고 지역사회의 참여와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아동노동착취에 대한 세계적 관심과 근절의지가 필요하다.
(중략)
국무조정실에 아동노동착취반대 서명 전달
3개월 동안 8만여명의 온라인, 오프라인 아동노동반대서명용지가 모였고 학교기금도 모아졌다. 채석장에서 돌을 깨는 일을 하면서도 배움의 꿈을 놓지 않고 있었던 소년이 하루빨리 노동착취현장에서 벗어나 꿈을 키워갈 수 있길 바라며 모두 작은 실천을 이어간 것이다. 캠페인에 참여한 초등학교 학생 대표들은 국제노동기구가 정한 세계아동노동반대의 날을 맞이해 국무조정실에 아동노동착취반대 서명을 전달했다.
비샬과 같은 또래의 초등학교 학생들이었기에 아동노동반대를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가 더 절실하고 힘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한명 한명의 작은 실천 릴레이가 이어져서 네팔의 돌깨는 소년을 채석장에서 학교로 보낸 것처럼 우리의 관심과 참여가 계속 이어져서 아직도 노동으로 시달리는 지구촌의 수많은 아이들이 노동에서 벗어나 배움을 통해 꿈을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