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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한민국 아동권리의 현실을 만나다

2017.01.10
“아동들은 이 땅에서 얼마나 행복하게 커가고 있을까?”
우리가 처해있는 아동권리의 현실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었던
‘2016 굿네이버스 아동권리 포럼’의 현장과 대한민국 아동권리의 현주소를 전합니다.
 
아동 스스로 느끼는 ‘나의 권리’
지난 12월 14일 ‘2016 굿네이버스 아동권리 포럼-대한민국 아동의 현주소, 아동권리 지수로 답하다’가 열렸습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장인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와 아동권리연구소의 연구진들이 약 1년여간 준비하고 진행해온 아동권리의 조사와 분석에 관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처럼 아동권리지표가 개발되고, 실제 자료를 수집하여 종합적인 아동권리지수를 발표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입니다. 그동안 아동이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아동 스스로 느끼는 권리가 어떤 수준인지를 포괄적으로 평가하고 분석하는 노력이 미흡했습니다. 이에 연구진들은 아동권리지수 개발의 필요성에 뜻을 모으고 이를 위한 연구와 조사를 실행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실제 조사에 앞서 연구진은 유엔아동권리협약 4대 기본 권리인 보호권, 생존권, 참여권, 발달권과 관련한 핵심적인 요소를 포함한 아동권리지표 및 지수 체계를 개발했습니다. 더불어 권리라는 광범위한 영역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전문가와 아동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후 조사는 2016년 6~7월, 약 2개월 동안 16개 시·도의 초등학교 4, 6학년과 중학교 2학년 그리고 부모(보호자) 총 1만7,83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지역별, 학급별 비례층화 표본추출방법*을 활용하여 전국을 대표하는 조사 결과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과 학년 간 비교가 가능하고 종합적이고 직관적으로 아동권리 수준을 살펴볼 수 있는 아동권리지수를 산출했습니다.
* 모집단의 대표성을 잘 표현해주는 방법으로, 모집단에서 각 집단이 차지하는 크기에 비례하여 표본의 크기를 정하는 방법
학년이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권리의 폭
아동권리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권리를 누리지 못하거나, 아동 스스로가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4개 영역(보호권, 생존권, 참여권, 발달권)을 중심으로 지수화한 아동권리지수는 평균 100점을 기준으로 이를 넘었을 때 권리를 더 보장받는다고 봅니다.

학년별 아동 권리지수를 살펴봤을 때 초등학교 4학년 105.9점, 초등학교 6학년 101점, 중학교 2학년 93.1점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지수가 떨어지고 중학교 2학년의 경우 평균 아래의 수치를 나타냈습니다. 이에 대해 이봉주 교수는 “지나친 학업 스트레스가 아동의 권리를 짓누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동 생존권 역시 나이와 반비례하고 있었습니다. 일주일 중 5일 이상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아동의 비율이 평균 67.9%로 나타났는데, 중학교 2학년의 경우 63.7%로 평균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수면시간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면시간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아졌는데, 초등학교 4학년은 15.4%가 수면시간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것에 비해 중학교 2학년은 39.3%가 수면시간이 부족하다고 답해 학년 간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현실을 바꿔나가는 지속적인 노력

굿네이버스 양진옥 회장은 “이번 연구결과가 아동들의 삶을 아동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아동권리 증진을 위한 중요한 근거자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전문가를 비롯해 지역사회와 함께 아동권리 증진을 위한 과제와 개선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아동권리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이봉주 교수는 “이번 아동권리지수가 지역 차원에서의 인식 향상과 더불어 아동권리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동권리지수가 한 번의 조사에 그치지 않고 아동의 삶을 지켜나가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도록 굿네이버스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반영하여 2년 주기로 아동권리지표와 지수를 조사하고 분석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번 포럼을 통해 아동의 삶을 아동권리의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었던 만큼, 이를 바탕으로 활발한 아동권리 옹호 활동이 펼쳐지길 바랍니다. 더 나아가 아동권리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정책·사회적 여론에 영향을 미쳐 아동권리보장 수준이 높여질 수 있는 지속적인 노력이 더해져야 할 것입니다.

아동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굿네이버스는 올해도 좋은 이웃과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며, 아동의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권리는요~”

우리의 의견에 귀 기울여 주세요

제가 생각하는 권리는 ‘서로를 지켜주는 틀’이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에게도 권리가 있으니까 서로를 존중해주고 누군가를 침범해선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아동은 아직 배우는 과정에 있어 어른보다 지식과 정보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아동의 권리는 더욱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동에게 있어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와 놀 권리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교육을 받아야 꿈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고, 지금 어른들은 여유롭지 못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지금 놀아야 나중에 컸을 때 후회가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아직 초등학생이라 놀 시간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놀 수 있는 공간이 안전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동이 안전할 수 있는 권리가 지켜졌으면 좋겠습니다. 안전하게 놀고 안전하게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살기 좋은 환경이 어른들도 살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를 존중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리다고 해서 무조건 ‘이런 거 하면 안 돼’라고 말하기보다 왜 안되는지에 대해 설명해주면서 존중하는 태도로 대한다면 아동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 김민영(광주 수창초등학교 5학년) -
놀 수 있는 권리를 지원해 주세요

제 생활 속에서 권리란 무엇인가 고민해보니, 내가 나를 보호하고 더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나 타인이 보장해주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다가 ‘유치원 보육교사, 원생 폭행’이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봤습니다. 뉴스에서 본 CCTV 영상을 보면서 저도, 친구도, 가족도 눈물을 흘렸고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동은 자신의 권리에 대해 성인보다 표현하기 힘들고 조금 미성숙한 상태에 있는데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권리가 침해된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어떤 일이 발생하고 나서야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저는 가장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교육받을 권리가 너무 심 하게 지켜지고 있는 우리 사회는 제가 보기엔 교육이라는 것이 우리의 권리가 아닌 의무가 되어가 고 있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꿈을 찾아야 하는 청소년기,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입니다. 꿈을 찾을 수 있는 장이 많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놀 곳도 놀 시간도 없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놀이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재밌는 경험과 놀이의 힘이 더해져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경험할 권리, 즉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주어야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 박세은(부산 광안중학교 3학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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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기획팀 채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