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혼 이후 우울증이 심해진 엄마를 대신해
돌 무렵부터 할머니 손에서 자란 다영이.
부모 없이 자랐다는 소리를 듣지 않게 하려
할머니는 악착같이 다영이를 키웠습니다.
한 번은, 일하러 간 사이
집에 혼자 남겨진 다영이를 잃어버릴 뻔한 이후로
일터까지도 손녀를 꼭 데리고 다녔던 할머니.
얼마 전 사고로 발을 다쳤지만
다영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
할머니는 입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당분간 일을 할 수 없는 할머니는
계속 옆에 있어 달라는 손녀가 안쓰럽다가도
바닥난 통장 잔고를 볼 때면 막막하기만 합니다.
집안 곳곳 낡은 벽과 구멍 사이에
드글드글한 벌레들로 인해
하루도 성할 날이 없는 다영이의 팔과 다리.
할머니는 밤새 벌레에 물려 빨갛게 부어오른
다영이의 다리를 볼 때면 마음이 찢어지지만
가려움증과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다영이에게
해줄 수 있는 거라곤 밤낮으로
물파스를 발라주는 것밖에 없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다영이가 책을 읽고 놀았던 방은
폭우로 힘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집 일부가 무너지며 남은 방도 위험한 상황이지만
할머니와 다영이는 갈 곳도, 떠날 여력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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