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날, 굿네이버스 말라위로 떠난 15명의 좋은 이웃들이 있습니다. 그 중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이혜진 회원의 좋은 이웃 스토리를 들려 드립니다.

굿네이버스를 통해 파라과이 아동을 후원하면서 해외사업장을 방문하는 모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망설임도 있었지만, 단순히 후원하는 것에서 나아가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고, 저의 능력을 조금이나마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이번 여름휴가를 말라위에서 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말라위에서 첫 날, 체육봉사 활동을 위해 방문한 굿네이버스 치오자학교에서 제 옆에 앉아 수줍고도 해맑은 미소를 짓던 소년을 만났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사랑스럽고 소중하지만, 곱슬 머리에 슈퍼맨이 그려진 낡은 티셔츠를 입은 이 소년이 계속 눈에 밟혔지만 함께 뛰놀며 마지막일 것 같은 짧은 만남을 마쳤습니다.
이틀 뒤 화장실 건축봉사를 위해 방문한 헬스센터에서 그 소년을 다시 만나게 되었고, 소년도 저를 알아보고 달려왔어요. 그 때의 기쁨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기뻐 웃으며 각자의 언어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소년과 함께 웃음짓는 것 말고도 도움을 주고 싶었고, 수많은 아이들 중 특별한 인연을 맺은 소년을 조금이나마 도우며,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은 마음에 후원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경찰관이 꿈인 소년이 교육을 꾸준하게 받고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도록 오랫동안 함께해주고 싶어요. 아이들의 꿈을 지원하고 싶다고 시작한 후원이었지만, 아이들에게서 힘을 얻고 위로를 받는 것은 정작 저 자신이었습니다.

이번 말라위 해외사업장 방문을 함께 갔었던 재능기부 사진작가님의 활동 모습을 보며 “저도 작가님처럼 재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멋지셔요. 저도 무엇이든 기여하고 싶은데 아무런 재주가 없네요.”라고 말했더니 옆에 계시던 직원분이 결연아동과 후원자가 서로 주고받는 편지를 번역해주는 봉사 활동이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영문학을 전공한 저에게 유일한 ‘재능’을 활용할 수 있어 기쁨 마음에 번역봉사 활동에 지원했고, 현재 결연아동 후원자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담긴 편지를 번역하고 있어요. 아이들의 따듯한 마음이 담긴 편지를 보면서 간접적으로나마 아이들의 생활과 꿈, 후원자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엿볼 수 있어 행복하고, 이들의 소통에 기여할 수 있어 뿌듯합니다.

여름 휴가로 해외사업장 방문을 다녀왔더니 회사 동료들이 무척 궁금해 했고, 일주일 동안의 경험과 활동 사진을 나누었습니다. 이야기를 함께 들으시던 본부장님께서 ‘기부상자’를 만들어 작은 돈이나마 함께 모아 제가 다녀온 말라위에 기부하자고 제안하셨고, 연말까지 동료들과 함께 마음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큰 금액이 아니더라도 저의 작지만 소중한 경험이 주변에 나눔을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가슴 따듯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아프리카 말라위, 나눔을 실천하러 갔다가 더 큰 나눔을 고민하고 실천하게 된 좋은 이웃 이혜진 회원님, 이처럼 좋은 이웃들을 통한 따듯한 변화는 우리 주변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