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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더 나은 미래] "국제 개발에 눈뜨고 빈곤국 돕는 일로 진로 바꿨어요"

2016.02.23

○ 제목 : "국제 개발에 눈뜨고 빈곤국 돕는 일로 진로 바꿨어요"
○ 매체 : 조선일보
○ 일시 : 201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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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 "국제 개발에 눈뜨고 빈곤국 돕는 일로 진로 바꿨어요"


글로벌리더십 캠프 1·2회 참가자 홍지선·라정은씨

 


 

"'우물 안 개구리'였죠. 캠프 덕분에 처음으로 꿈꾸는 시야가 세계로 넓어졌습니다."

지난 6일 만난 홍지선(24·굿네이버스 전북본부 간사)씨와 라정은(23·연세대 사회복지학과 4년)씨가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굿네이버스 청소년 글로벌리더십 캠프' 1·2회 참가자라는 것이다. 또 있다. 캠프의 영향을 받아 국제 개발에 눈을 뜬 후, 대학 전공도, 미래 진로도 모두 빈곤국을 돕는 데 전력하기로 결정한 것. 이들은 캠프에서 무엇을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일까. 2박 3일간의 경험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홍지선씨는 올해 굿네이버스에 입사, 7년 전 꿈을 이뤘다
▲홍지선씨는 올해 굿네이버스에 입사, 7년 전 꿈을 이뤘다 /굿네이버스 제공


◇캠프서 국제사회 심각성과 해결 의지 '첫 경험'

올해 굿네이버스에 입사한 홍씨는 캠프 참가 전만 해도 'NGO' '국제 개발'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고 한다. 캠프에서 빈곤국 상황과 굿네이버스의 역할을 듣고 국제 개발이 단순 봉사가 아닌 전문 영역인 걸 처음 알았다. 가장 큰 변화는 '하고 싶은 것'을 찾은 것이다. "캠프 주제가 '2050년 UN박물관을 가다'였죠. 학생들이 100여 평 규모의 강당에 '폭력이 사라진 평화관' '차별이 해소된 평등관' '빈곤 없는 나눔관' 등 미래 UN박물관 모습을 채우는데, 작은 힘을 모아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 같아 정말 즐거웠어요(웃음)." 그 이후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따랐던 피아노 전공을 접고, 사회복지사라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라씨 역시 2011년, 캠프를 통해 '세상에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라씨는 이미 학교와 지역에 소문난 '봉사 대장'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노인 무료 급식 봉사, 연탄 배달 등을 정기적으로 다녔다. 고등학교 학생회장을 맡고서는 한 학급당 지역 요양원 어르신 한 분과 결연하는 '1·3(세대) 운동' 전개 등 전교생이 봉사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라씨가 국내를 넘어 해외 봉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2011년 여름, 굿네이버스 청소년 글로벌리더십 캠프에 참가하면서부터다. "캠프에서 '국제 원조'가 적은 돈으로 가장 많은 변화를 일으키는 나눔이라는 걸 알고, 뜨거운 마음이 들어 제 길로 정했죠."

◇확고한 꿈 이루려는 나눔, '스펙' 아닌 '스토리'로 인정돼

두 사람은 캠프에서 세운 꿈을 학교에 돌아오자마자 실행으로 옮겼다. 홍씨는 스스로 '미니 NGO가 돼보자' 마음먹었다. 교내 축제에선 빈곤국 아동 실태를 알리는 부스를 만들었고, 학생 한 명당 1000원씩, 학급별로 월 3만원을 모아 해외 아동 후원도 진행했다. 주말엔 캠프에 함께 참여했던 인근 학교 학생들과 연합해 대형 마트 앞에서 전쟁과 빈곤 속 아동 사진을 전시하고 애드보커시(Advocacy) 활동을 했다. 마트 측에 허락도 얻고 굿네이버스에서 조언을 구해 별도 교육도 받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활동을 할수록 '이 일을 하면 정말 행복하겠다' 확신이 생겼죠. NGO 분야에서 일을 하려면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리고 다음 해 홍씨는 원광대 사회복지학과에 지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라정은씨는 지난해 남미 에콰도르에서 한 달간 교육봉사활동을 펼쳤다.
▲라정은씨는 지난해 남미 에콰도르에서 한 달간 교육봉사활동을 펼쳤다. /라정은씨 제공

 
라씨는 캠프 직후 캄보디아로 해외 봉사를 떠났다. "학교엔 화장실도, 심지어 창문도 없었죠. 그런데 버스비가 없어 두 시간 넘게 학교를 걸어 다니는 아이가 아버지가 돈 벌러 간 나라인 한국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자기가 가진 걸 다 주려고 해서 껴안고 엉엉 울었죠." 그 경험을 계기로 전(全) 학급이 해외 결식 아동을 1명씩 돕는 '1학급 1학생 살리기 운동'을 벌였다. 덕분에 2012년, 봉사 리더십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았고 입학사정관 제도로 연세대 사회복지학과에도 합격했다. 캠프를 통해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정하고, 그 후 관련된 일이 좋아 찾아했더니 자연스레 꿈이 준비됐다고 한다. "캠프에서 느낀 점을 어떻게 활동에 녹였는지 자기소개서에 쓰고, 면접 때 말하니 듣는 분마다 '스펙'이 아니라 '스토리'로 봐주시더라고요."

◇캠프가 꿈 찾는 '나침반' 역할될 수 있어… 시골 학생에게 알려져야

홍씨는 대학에 입학하고도 '유치원 성폭력 예방 인형극' '빈곤 지역 아동 일대일(1:1) 멘토링' 등 굿네이버스의 다양한 아동 관련 활동에 참여했다. 올해 졸업한 후 바로 굿네이버스 전북본부에 입사, 첫 임무로 지난 1월 열린 '제 7회 굿네이버스 청소년 글로벌리더십 캠프'를 자청해 맡았다. "1회 캠프에 참여했을 때 멋지게 설명해주시던 굿네이버스 선생님이 '롤모델'이었는데 꿈을 이뤘죠(웃음)." 라씨도 대학생이 되자마자 '연세대리더스클럽'에 가입, 굿네이버스 청소년 글로벌리더십 캠프 멘토로 나섰다. "캠프로 배운 게 너무 많아 후배들을 만나서 물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남미 에콰도르 등 해외 봉사활동을 이어온 라씨는 주전공으로 의료 사회복지 분야를 택했다. 코이카 봉사활동을 나가 빈곤국에서 전문 위생 교육을 해나가기 위해서다.

두 사람은 더 많은 후배들이 캠프에 참가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홍씨는 "고등학생들이 입시에만 매달 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걸 놓치기 쉬운데, 캠프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북 완주군이 고향인 라씨는 특히 지방 학생들에게 마음이 쓰인다. "여러 문화를 접하기 어려운 시골 환경에서는 꿈도 희망도 없이 자라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친구들이 캠프로 생각을 넓히고 20년 뒤 세계 무대에 선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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