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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놀 권리 = 행복할 권리

2017.05.30
 
아이가 세상에 태어날 땐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다오.’하며 바라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우리의 바람은 자꾸만 늘어간다. 건강은 기본이고, 공부도 잘해야 하고 남보다 뒤쳐져서는 안 되며 특기도 하나쯤은 있어야 하고... 늘어가는 부모의 바람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 바람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창의적이고 따뜻한 아이로 키우려면
아는 것이 힘인 시대에서 점차 상상력과 창의력, 풍부한 감성이 힘인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단순 암기력보다는 정보를 나름의 방식으로 조합하고 재구성하며,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요구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자녀를 상상력이 풍부하며 창의적인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또한 어떻게 하면 자녀를 따뜻한 마음으로 더불어 살아가며 행복하게 자라도록 도울 수 있을까?
#창의적 인재들의 어린 시절
‘창의성’과 ‘따뜻한 마음’, 그리고 ‘행복’이라는 단어는 전혀 다른 개념인 듯 보이지만, 창의적 인재들이 회상하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것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어린 시절 타인의 평가나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할 수 있었으며, 호기심으로 가득했고 상상놀이를 즐겼다고 이야기한다. 미루어 보건대 창의적인 아이는 실패에 대한 걱정 없이 자유롭게 시도하고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 노는, 행복한 아이일 것이다.
#놀이는 상상 활동 그 자체
아이들은 놀이할 때 마음껏 상상하고 즐기며 이것저것 시도한다. 놀이 그 자체가 상상 활동이 된다. 아이들이 즐겨하는 ‘엄마아빠 놀이’만 보더라도, 경험한 것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요구와 흥미에 따라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걸 볼 수 있다. 어른들은 새로운 것을 익숙하게 만드는 반면, 아이들은 놀이 속에서 익숙한 것을 새롭게 만들어간다. 어른들은 사물을 보며 ‘이것은 뭘까?’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놀이 속에서 ‘이것은 무엇이 될까?’를 생각한다. 어른들은 빗자루로 청소를 하지만, 아이들은 빗자루를 말처럼 타고, 빗자루로 칼싸움을 하며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어른들에게는 그저 종이 막대기로 보이는 물건이 아이들에게는 흥부가 박을 탈 때 쓰는 톱이 되기도 하고, 거짓말하면 늘어나는 피노키오의 코가 되기도 한다.
#놀이로 깨어지는 고정관념의 틀
현실 세계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때문에 늘 만나는 사람들과 한정된 관계를 맺지만, 놀이 세계에서 아이들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마음껏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자신이 만든 세계에서 모든 사람과 사물을 자신의 방식으로 재배열하며 일상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또한 자연과 더불어 대화하며 상상의 인물이나 사물을 만들어내 다차원적인 관계를 맺는다. 제약이 많은 현실과 달리 상상의 놀이세계 속에서 아이들은 세상을 다르게 보고 읽어내며 고정관념의 틀을 깨어간다.
#놀이를 통한 감정이입의 경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어보는 놀이는 아이들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경험하게 한다. 부모가 되어보고 선생님도 되어보고, 때론 동물이나 식물이 되어보면서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아이들에게 대상에 대해 더 큰 호기심을 갖게 한다. ‘이럴 때 엄마, 아빠는 어떻게 했었지?’ ‘그 동물은 어떻게 움직였더라?’ 호기심은 더 깊은 탐색을 유발하고, 탐색을 통해 알게 된 것이 다시 상상놀이에 활용되면서 대상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자라난다. 이처럼 아이들은 놀면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고 따스한 관심을 갖게 된다.
#놀이가 만들어내는 따뜻한 교류
또한 놀이는 타인과의 따뜻하고 즐거운 교류가 일어나도록 한다. 아이들은 혼자 놀 때도 있지만 대부분 누군가와 함께 놀이를 즐긴다. “나랑 같이 놀자~” 이 말처럼 마음 따뜻해지고 설레며 즐거움을 불러일으키는 말이 또 있을까? 재미있는 놀이를 함께 하는 사람과는 웃고 즐기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정서를 공유하게 되고, 보다 가까워지게 된다. 꼭 장난감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노는 법을 모른다고 걱정할 것도 없다. 그저 함께 하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 충분할 것이다.
오늘, 자녀에게 이렇게 얘기해보자. “우리 같이 놀자!”
안소영(인덕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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