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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탄자니아 대통령, 꿈을 배우고 있어요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 기획]  아프리카 축복의 땅, 탄자니아(2)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 초등학교는 많지만 인재 양성할 중학교는 부족

NGO 아닌 지역 주민 스스로 학교 지을 수 있도록 도와
스쿨버스 운영하기 시작하자 결석하는 아이들도 줄어
학교 계기로 주민회의 열어 교육 문제 등 정기적 논의

 

"여자 대통령이 될 거예요.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도울 거예요. 그러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지식을 쌓아야 할 것 같아요. 마음가짐도 중요한 것 같아요. 나만 생각하면 안 되고, 사람들을 잘 이끌어야 하잖아요!"

당찬 목소리로 '대통령의 덕목'을 읊는 수잔(14)양은 "중학교가 가까이 생겨 아주 좋다"고 했다. 위로 언니만 다섯. 수잔양의 나이에 결혼했던 언니도,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어머니를 도와 장사를 하는 언니도 있지만, 중학교에 입학한 건 형제 중 처음이다. 수잔양이 '전교 학생회장'까지 도맡아 하며 대통령의 꿈을 키우게 된 건 지난 5월 생긴 '마엔델레오 중학교' 덕분이다.

아프리카 대륙 동부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은 최대의 '경제 수도'다. 일자리를 찾아 많은 사람이 이곳으로 모여들다 보니, 도심 외곽엔 집을 구하지 못한 가난한 이들이 자리 잡았다. 나가상퀘 지역도 그중 하나다. 길이 닦이지 않은 곳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곳도 태반이다. 그나마 초등교육이 무상·의무교육이 되고, NGO·국제기구 등이 초등학교를 짓기 시작하면서 나가상퀘가 속한 구의 초등학교는 228개. 문제는 턱없이 부족한 중학교다. 중학교는 137개에 불과하고, 그중 공립은 고작 46개다. 그나마 나가상퀘 지역에는 중·고등학교가 아예 없었다. 1500명의 초등학생이 졸업하면, 왕복 5시간을 걸어서 다른 지역 중학교로 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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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엔델레오 중학교 학생들이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역 주민에 의해 지어진 학교가, 아이들과 지역사회를 바꾸고 있었다. / 주선영 기자

 

◇중등교육 사각지대, 지역이 세운 학교로 메우다

올해 중학교 4학년인 조셉(18)군에게 하루는 긴 여정이었다. 학교까지는 도보로 왕복 5시간. 집에서 10여분간 걸어 나와 달라달라(탄자니아 미니버스)를 타고 30여분을 달려야 했다. 내린 지점부터 학교까진 도보로 1시간 30분 거리. 버스도 다니지 않는 흙길을 걷고 또 걸어야 한다. 그나마 달라달라를 타는 날은 운이 좋은 편. 12인승 미니버스가 사람들로 미어터지는 출퇴근 시간, 학생 요금을 내는 학생들은 '승차 거부' 당하기 일쑤다. 1000실링(700원) 가까이 되는 차비도 부담이었다. 8시 수업 시작 시각에 맞게 도착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 비가 쏟아지는 우기엔 학교에 못 가는 날이 더 많았다.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중등교육 교육감 사디키는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을 길러내는 보편적 초등교육에 힘을 쏟다 보니, '변화를 이끄는 인재'를 양성하는 중·고등교육은 미진했다"며 "정부가 중등교육 확대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다르에스살람 지역정부는 2006년부터 결연사업 등을 통해 나가상퀘 지역에서 활동을 펼쳐온 굿네이버스에게 2만평이 넘는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기존에 다른 지역 초등학교 건물 한쪽에 세들어 있던 '마엔델레오 중학교'를 새롭게 건설해달라는 부탁이었다.

허남운 굿네이버스 탄자니아 지부장은 "NGO가 주체가 되면 정부와 지역사회 자율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학교를 매개로 이들이 자체적인 역량을 모을 수 있도록 도왔다"고 했다. 마을 주민, 지역정부, 굿네이버스 간의 끊임없는 '삼자 대화'가 이어졌다. 마을 주민 설득부터 시작됐다. 학교가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건축 과정, 마무리 단계까지 모두 주민의 손을 거쳤다. 마을에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이 직접 땅을 파고 돌을 날랐다. 2개월 만에 건물 한 채가 들어섰다. 착공식에는 주민들이 스스로 돈을 모아 나무와 꽃을 사와 학교를 둘러 심었다. 주민 한 명당 나무 한 그루. 이 나무들이 학교를 감싸 안았다.

기아자동차에서는 '기아 그린라이트 프로젝트'의 하나로 학교 건물 건축과 스쿨버스를 지원했다. 넓은 지역, 집이 먼 아이들을 위해 오전과 오후 두 대의 스쿨버스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교과서와 학습 자료는 굿네이버스에서 채웠다. 지난 5월, 나가상퀘 지역에 '마엔델레오 중학교'가 새롭게 재탄생했다.

 

◇'학교'가 개인을, 지역을, 교육을 바꾸다

'환경'이 갖는 힘은 컸다. 반티코(59·남) 마엔델레오 중학교 교장은 "예전 '마엔델레오 중학교' 학업 성취도는 다르에스살람 최하위였는데, 교육 환경이 개선되니 아이들이 공부하기에 좋은 여건이 갖춰져 성적이 올랐다"고 했다. 마엔델레오 중학교 교사 우이소(31·여)씨는 "예전엔 한 반에 100여명 학생 중 제시간 수업에 맞춰 도착하는 학생이 50명도 안 됐는데 이제는 스쿨버스가 두 번째 돌고 들어올 쯤이면 학생들 대부분이 도착해 있다"며 "도서관도 책이 잘 갖춰져 있어 참고 도서도 추천해줄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학교 덕분에 지역사회 공동체도 목소리를 모으기 시작했다. 음사나(46·남) 마을개발위원회 위원장은 "'마엔델레오 중학교' 건축을 계기로 작년 10월 마을위원회를 처음 구성하고 주민회의를 정기적으로 열게 됐다"고 했다. 내년에는 마을에 가장 필요한 부족한 보건소 문제나 고아들의 주거 문제를 다룰 계획도 세운 상태다.

소득 증진을 위한 움직임들도 생겨났다. 굿네이버스에서 학교와 지역개발위원회를 매개로 '마이크로크레딧(microcredit)' 사업을 시작한 게 계기였다. 상환 기간 1년, 무이자다. 다만 '조합 구성과 운영'부터 '사업 아이템'까지 지속적으로 상의해야 한다. 나가상퀘에서 만난 마우아(53·여)씨는 "지난 8월 간단한 음식을 파는 가게를 차리기 위해 6명이 조합을 꾸려 150만 실링을 빌렸는데, 이익이 날 때마다 조금씩 상환해 이미 다 갚은 상태"라며 "가게를 총 3동으로 확장했다"고 했다. 마을개발위원회 위원 아일로(35·남)는 "마이크로크레딧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조언해주는 그룹을 구성했다"며 "우리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고 삶을 꾸려나가는 방법을 배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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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영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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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
  • 201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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