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로부터 배운 나눔의 유산,
가난한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여성 CEO 곽현주씨,
쓰레기 재활용 공장에서 묻어나는 직원들과 행복한 나눔이야기.
“야~ 선물이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노원좋은이웃지역아동센터에 겨울점퍼들이 담긴 박스가 내려집니다. '나엔'의 곽현주 사장이 새벽시장에 나가 손수 고른 점퍼들입니다. 아이들이 같은 점퍼를 입고 챙피해 하지 않게 다양한 디자인의 옷들을 고르는 정성 까지 보였습니다.
아이들은 색색깔의 점퍼를 입으며 저마다 신이 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질 않습니다.
하지만 따스한 손길의 주인공 곽현주 사장은, 그렇게 행복해 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더 큰 선물을 주지 못해 못내 아쉬워합니다. “방학교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선생님들에게 따뜻한 식사 한 끼라도 더 대접하고 싶다”고 말해 주위를 더욱 따뜻하게 합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나눔!!
“후원이라는 것을 시작한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어요. 아버지가 경제적인 이유로 진학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학비 지원 하시는 것을 어려서부터 봐왔거든요.”
대학 등록금 몇 백만 원을 아무렇지 않게 내어 놓는 아버지를 바라보면서, 지금에 와서야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겠다는 곽현주씨.
이제는 아버지의 나눔 실천이 형제들은 물론 그녀의 딸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TV에 도움의 손길을 바라는 프로그램이 나오면 아버지는 그녀의 딸에게 후원하라고 가르친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제 딸에게 후원을 왜 해야 하는지 설명 해 주시며, 후원하는 의미까지 생각하게 했어요.”
요즘 현주씨는 딸과 함께 집 근처에 있는 아동양육시설에 찾아가 아이들과 허물없이 놀고, 옷과 장난감도 나누어 쓰는 딸의 모습을 보며 흐뭇해한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나눔이 몸에 베이도록 해야 한다는 그녀와 그녀의 아버지 마음이 고스란히 딸에게 이어지고 있는 듯싶습니다.
“아버지는 평소에 ‘공부는 원하는 만큼 시켜 주겠다. 하지만 유산은 기대하지 마라. 사회에 모두 환원하고 갈 거다.’라는 말을 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셨어요.”
이왕 도울 거라면 꾸준히 해야죠!!
“저소득층 아이들을 보니 똑똑하고 능력도 많아요. 단지 환경이 뒷받침 되어주지 못해 제 능력을 발휘 못하는 거죠. 그건 아이들 탓이 아니잖아요!”
그녀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지원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합니다.
현주씨는 음식물처리 사업장 인근에 위치한 고덕동 아이들을 위해 방과후교실 사업을 지원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사업을 통해 교육서비스 뿐만 아니라 정서서비스까지 해주고 싶다는 그녀의 표정이 사뭇 진지합니다.
“힘든 여건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교사들이 대단해 보여요. 전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그런 일 못해요!!”
노원좋은이웃지역아동센터에서 운영되는 방과후교실의 체계적인 프로그램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그녀는 더 많은 아이들에게 서비스가 제공되어져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합니다. 작지만 꾸준한 지원이 얼마나 필요한지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 아이들을 위한 지원을 다시 한 번 약속합니다.
아버지의 선견지명, 음식물 처리사업
“전공이요? 건축 전공하고 미국에서 8년 공부하다 왔어요. 아버지의 권유로 98년도에 음식물처리 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아버지께서 선견지명이 있으셨죠.”
현주씨는 우리나라보다 음식물 처리 사업을 일찍 시작한 일본을 찾아가 직접 보고 공부했습니다. 여자의 몸으로 아무도 손대지 않았던 영역, 고가의 기계를 수입해서 자체 기술력으로 설비를 만들어 내기까지 말 못할 고생도 많았답니다.
이 일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고, 음식물을 재활용하여 사료나 퇴비를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 공급할 수 있어 몇몇 대학들과 협력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요? 음식물 처리 기술력을 철저히 키워 중국시장을 장악하려고요. 지금은 아니지만 우리 기술력이 필요한 때가 올 겁니다!!”
더욱 귀한 손길, 고마울 따름...
“후원이요? 사장님이 강제로 시켜서 하는 겁니다. 소문 좀 내 주세요! 하! 하! 하!”
하루 종일 음식물을 처리하느라 옷엔 음식물 냄새가 가득 배어납니다. 그래도 국내 최대 규모의 시설로 환경을 지키며, 기술력을 키워가고 있는 나엔(NAEN) 직원들의 일에 대한 자부심은 하늘을 찌릅니다.
“힘들게 번 돈이라 정기적인 후원에 대해 불평을 할만도 한데, 웃으며 함께 해주는 직원들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에요.” 직원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 현주씨입니다.
오랜만에 함께 사진을 찍는다는 그녀와 직원들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떠나질 않습니다.
우리나라 하루 평균 음식물쓰레기 배출량 5만여 톤…. 하루 전체 생활 쓰레기의 약 25~30%….
생각만 해도 진저리나는 쓰레기 악취에 사람들은 인상을 찌푸리게 됩니다. 하지만 ‘나엔’ 가족들은 음식물쓰레기 속에서 이웃사랑의 따스함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모두가 쓸모없는 쓰레기로만 여겼던 음식물처리사업에 뛰어든 곽현주씨, 따뜻한 나눔의 CEO로 설 수 있었던 바탕은 바로 이러한 사랑의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오늘도 행복한 공장 ‘나엔’에서는 따스함이 넘치는 이웃사랑의 향기가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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