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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꿈을 꾸는 지라니합창단

2006.09.20

                                                                                김새롬(굿네이버스 해외자원봉사단 18기)

지난 8월 한 달 동안 지라니 합창단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를 준비했다. 지라니 합창단을 운영할 수 있는 사업장을 마련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All nations Church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 곳은 독립된 공간으로 세 방이나 우리가 쓸 수 있었고, 연습실 외에 사무실과 파트 연습실로 쓰기에 적당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All nations Church를 사업장으로 택한 후에 하나둘씩 합창단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구비해 나가기 시작했다.
우선 아이들이 이동하면서 다치지 않도록 통로 앞의 돌길을 정리하고, 철문의 위치를 조정하였다. 합판으로 만들어져 오후가 되면 찜통이 되어 버리고 마는 연습실에 시원한 바람이 통하도록 창문을 새롭게 만들기로 하였고, 장판이 없거나 찢어진 곳은 새로운 장판으로 보수하기로 결정하였다. 연습실에 필요한 피아노나 보면대, 단, 화이트보드, 선생님용 의자,  아이용 의자, 정수기 등을 마련하고, 사무실에는 책상과 여러 가지 사무기기들을 구입해 두었다. 환경미화를 위해 예쁜 커튼도 재단하여 각 교실마다 걸어두고, 나무와 꽃들도 사업장 주변에 심었다.    
사업장의 외적인 준비와 동시에, 우리는 교사 채용을 위한 오디션도 진행하였다. 케냐에서 유명한 나이로비 대학과 케냐타 대학을 방문하여 음악대학 교수에게 실력이 좋은 사람들을 추천받기도 하고, 오디션을 위해 소개를 부탁하기도 하며 합창단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춰 나갔다. 케냐타 대학에서 만난 한 교수는 친절하게 자신의 제자들을 소개해주며 우리의 사업과, 오디션에 대해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 고맙게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는 약 다섯 번의 오디션을 거쳐 지라니 합창단에 필요한 현지인 교사를 채용하게 되었다. 각 오디션에서 만난 케냐 사람들은 피아노 연주도 아주 잘 하고, 보컬에 있어서도 뒤지지 않는 양질의 실력을 갖춘 사람이 꽤 있었다. 그러나 악기도 잘  다루고 양질의 실력을 갖추었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이상하게 느껴진 점은 악보를 볼 줄 아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는 사실이었다. 심지어 음악대학을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악보를 잘 읽지 못하고 더듬더듬 음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보니 참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선진국이 아닌 곳에서 사는 이들에게 ‘음악’이라는 것은 단지 자신들의 삶을 위안하고 즐기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서 악보를 읽는 기술 따위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보를 보지 않고도, 꼭 악보를 보고 있는 것처럼 피아노를 능숙하고 아름답게 연주하는 오디션 참가자들을 보니 경이롭기도 했다.

합창단을 오픈하기 바로 이전에 우리는 실력도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고, 합창단을 교육한 경력도 있으며, 합창단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어 감사했다. 그에게 우리 모두 만족했고, 그 또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만족하는 것 같았다. 때로는 현지인 선생님이 한국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있었지만, 케냐 사람들에게는 그게 너무도 익숙한 일인지 아이들이 너무나 선생님을 잘 따라서 그것이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 합창단 아이들은 노래하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고 즐거워한다. 그래서 노래할때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 나까지 행복해지곤 한다. 아직 시작이라 실수도 많고 안정되지 않은 것도 있지만, 그것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나아질 것이고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나 또한 그 사이 합창단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합창단의 아이들과 함께, 성숙해 가는 내 모습을 기대해 본다.  

케냐 나이로비시의 빈민 지역 중 본 지부가 활동하고 있는 고로고쵸, 단도라 슬럼은 그 중심에 나이로비에서 배출되는 모든 쓰레기가 모이는 대규모 쓰레기장을 끼고 있어 현지인들도 위생, 건강상 꺼리고 있는 지역입니다. 때문에 나이로비에 있는 7~8개의 대규모 다른 빈민가에 비해 더욱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 있다고 파악됩니다.


이러한 최악의 환경에 있는 어린 학생들에게 지라니 합창단의 조직은 이들에게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예능교육을 가능케 하며, 음악의 고유한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이들에게 단순 창의력과 상상력을 배가시키는 것은 물론 직관성, 연상능력, 동시성, 수동성 등을 활성화 시키고, 자기표현능력개발을 돕는 데에 긍정적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숭실대학교 경영학과(사회사업학과 복수전공) 00학번 김새롬
‘구호활동가’가 되는 것이 꿈인 GNVol 18기 김새롬 자원봉사자는 지금의 봉사가 앞으로의 꿈을 이루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케냐 굿네이버스 지부에서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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