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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필리핀의 미래, Pot of Reading

2009.08.07


안녕하세요, 필리핀 지부장 안형구입니다.
벌써 우리 Pot of Reading, 아이들의 희망도서관이 개관한지 한 달 하고도 보름이 되어갑니다. 지난 40여일의 시간은 어찌나 꿈만 같던지요.

처음 필리핀 시골의 한 마을인 산이시드로 지역에 와서 아이들을 만났을 때, 전 그 아이들에게서 숨어있는 희망을 봤습니다.
낡아서 보잘 것 없어진 교과서와 이미 누군가가 쓴 건지 빡빡하게 글씨가 적혀있는 공책, 그리고 그 초라한 책들 주위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시골의 아이들이지만,
호기심 넘치고 무언가를 배우는 것을 즐거워하는 이 아이들이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줄 수만 있다면, 그리고 이를 통해 아이들이 희망을 볼 수 있게 된다면, 필리핀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아이들 가슴 속, 항아리에 담겨있기만 한 그 희망을 꺼내 직접 눈으로 보게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도서관이 그 역할을 해줄거라 믿었습니다.
건물도, 책도 아무것도 가진 게 없기에 더욱 무모하게 도전해야만 했습니다.
한국, 필리핀 할 것 없이 알고 있는 사람 전부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가지고 있는 책을 보내달라고...

필리핀 현지에서도 출판사, 언론사를 돌아다니며 설명회를 열고 도서 후원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시골의 작은 마을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의 희망은 그렇게 항아리 속에 갇혀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 달 정도 지났을까요?
저마저도 포기할 때 쯤, 어떤 분이 20,000페소, 한국 돈으로 60만원을 기부해주셨습니다.
첫 기부금이었고, 큰 돈이었습니다.
도서관을 만들고, 원하는 책을 모두 사기에는 부족했지만, 마치 이미 도서관이 만들어진 것 같은 착각 속에 다시 용기가 생겼습니다.

한국의 지인들은 바자회를 실시하여 만들어진 수익금을 보내주시고, 저의 메일을 받은 분들 모두 십시일반 힘을 보태주었습니다.
전혀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필리핀의 언론사들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기부금 대신 도서 기부 캠페인을 신문에, 잡지에 실어주었고, 이로 인해 굿네이버스를 모르던 필리핀의 몇몇 단체들도 책을 모아주었습니다.
한 권, 열 권, 백 권....
책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마땅한 공간이 없어 큰 걱정거리였던 도서관 건물도 지방정부에서 무상임대로 4년간 대여해주기로 결정해주셨습니다.



필리핀이 변할 수 있겠다는 확신...
머지않아 이 아이들이 지역사회의, 그리고 필리핀 전체의 리더가 될테지요.
그리고 오늘 책에서 발견한 그 희망을 위해 자신 있게 도전할 겁니다.
아이들의 희망이 빛을 발하게 될거라는 그 믿음이 저를 움직이게 합니다.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누구나 쉽게 올 수 있는 편한 도서관, 시간에 개의치 않고 언제든 열려있는 도서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책 읽고, 공부만 하는 틀에 박힌 도서관이 아니라,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고 꿈꾸며 희망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도서관을 위하여-




지역의 청년들과 어머니, 아버지들도 함께 공부하고 가르치며
그들 역시 아이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나씩하나씩 바꾸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제 2의, 제 3의 Pot of Reading, 희망도서관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입니다.
필리핀에 가득 차 흐르는 희망의 메아리, 계속해서 지켜봐주시고 격려해주세요.

- 필리핀에서 안형구 지부장 드림 -

굿네이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