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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프리카 남수단, 내전이 할퀴고 간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

2015.02.12






내전은 아이들과 여성에게 더 큰 상처를 냅니다. 우리가 만난 8살 소녀 베티는 내전 때 묻힌 지뢰로 인해 사고를 당한 아이입니다. 몇 해 전 아빠일을 도와주려 밭일을 하던 베티는 지뢰폭발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목발에 의지해 몸을 가누고 무거운 물통을 이고 가는 일상이 익숙한 듯 보이지만 10살 소녀에게는 버거운 일들입니다. 맞지 않는 목발에 의지해 하루를 보내다보니 양팔과 오른쪽 다리에 오는 통증들이 가실 날이 없습니다.





걸어서 40분 되는 거리를 목발에 의지해 밭일을 돕는 베티를 보는 엄마, 아빠의 마음도 편치 않습니다. 지뢰폭발 사고 전까지 다니던 학교도 지금은 불편한 다리 때문에 학업을 포기한 상태입니다. 2시간 가량 걸어야 도착하는 학교는 지금의 베티에게는 너무 먼 여행지 같은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엄마, 아빠가 일하는 밭으로 가는 길, 뜨거운 햇볕 아래 목발을 디디는 베티에게 서영희씨가 인사를 건넸습니다. 함께 걸어 도착한 밭에서 베티는 일하는 부모님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안타까운 사고로 평범한 일상이 바뀌어버린 베티에게 우리는 어떤 말을 전해줄 수 있을까요.









전쟁이 지속되면 일어나는 문제들 중 하나는 먹을거리입니다. 경작이 멈춰진 밭은 점점 늘어가고 곡물가격은 한 해가 다르게 높아져만 갑니다. 오랜 내전으로 남수단의 곡물가격은 이미 한살배기 에스타네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되어 있었습니다. 하루 한 끼를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형편. 지난해, 에스타는 오빠를 잃었습니다.





서영희씨와 함께 만난 에스타와 엄마는 이웃에서 억은 풀죽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앙상한 팔, 노랗게 변해버린 머리카락. 언뜻 보기에도 영양실조가 예상되는 에스타는 병원진료가 시급해보였습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빈 젖을 물리며 군인들이 옷가지와 먹을거리들을 약탈해가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해주었습니다. 언제 또 다시 군인들이 들이닥쳐 같은 일을 당하게 될지 모르는 두려움은 이미 일상이 되어 있었습니다. 에스타네 가족이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남수단 내전은 수많은 이재민과 고향을 떠나 국경을 넘어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 있는 난민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굿네이버스는 지난 10월부터 예이(Yei) 이재민 캠프와 굼보(Gumbo)이재민 캠프에서 이들을 위한 긴급구호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외로 몸을 피한 이들은 난민지위를 인정받아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남수단 내에 남아있는 이들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내전과 기근으로 인한 남수단 이웃들의 상처들, 좋은이웃들이 돌아보아야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