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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야기

아동보호전문기관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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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상담원, 당신은 어떻게 위로받고 있나요?

최근 몇 년에 걸쳐 ‘아동학대’는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여전히 듣기만 해도 분노감이 드는 것과 함께 큰 충격을 받게 하기도 합니다.

아동학대에 대해 생각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동학대를 직접 보는 사람들은 어떤 느낌일까? 그들이 접하는 아동학대는 어떤 것일까?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학대피해아동들을 돕기 위해 아동학대 현장에서 상담원의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를 만나봤습니다.

(직업 특성상 실명 대신 'A’, 'B', 'C'라고만 소개하겠습니다.)

아동학대 현장, 그곳은?

A : 매달 다르지만, 상담원 한 명이 한 달에 적을 땐 30가정 많을 땐 50가정을 넘게 만나기도 해요. 많은 가정을 만나다 보니 학대의 정도, 위험도가 천차만별로 다르게 나타나죠.

B : 맞아요. 학대피해가 심해 격리조치를 취해야 하는 아동도 있고, 부모와의 일회성 말다툼으로 신고돼 간단한 조율을 통해 관계개선을 시도하는 때도 있어요.

C : 현장에 가면 허위신고나 아동학대가 아닌 아동 간의 다툼인 경우가 심심치 않게 나타나요. 응급한 사례를 대처하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할뿐더러 다른 일정을 미뤄두고 급하게 출동한 상담원으로서는 굉장히 허탈한 경우예요.

아동학대상담원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나요?

A : 상담원의 일정은 학대행위자의 일정에 맞추는 경우가 대다수에요. 처벌을 필요로 하는 사건은 경찰 측에서 학대행위자를 소환하거나 체포를 하는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보통 상담원이 연락해 일정을 잡아요. 연락을 했을 때 학대행위자로부터 “당신들도 일하는 거 아니야? 내 업무시간 방해하면 당신들이 돈 줄 거야?”라는 말을 매우 자주 들어요.

B : 이 때문에 생기는 어려움도 있어요. 상담원의 근무시간은 09~18시인데 보통 학대행위자가 퇴근한 19~20시에 만나 상담을 진행하게 돼요. 그렇다 보니 상담을 종료하고 기관에 복귀하여 퇴근하면 22~23시 혹은 그보다 늦은 시간이 되는 경우가 잦아요.

C : 이런 일이 수차례 반복되다 보니 업무시간 외에 만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거 같아요. 사실 일요일만 가능하다고 해서 일요일에 만나러 갔는데 연락이 끊기는 경우들도 있어요. 잘못을 물으러 간 게 아니라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개입하는 건데 이럴 때는 속이 많이 상하죠.

아동학대 상담원의 고충은?

A : 행위자로부터 욕먹거나 위협당하는 건 일상다반사에요. 그런데 이 부분을 해소할 여유조차도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불규칙한 업무로 일과 후 개인일정이 수없이 취소되는 걸 겪으면서 이젠 일과 후에 개인일정을 잡지 않아요.

B : 아동보호전문기관은 24시간 내내 전화를 받고 응급출동을 해야 해요. 이를 위해 당직근무를 서는데 야간에 전화해서 “어차피 지금 전화 받고 내일 쉴 거 아니야?”라고 말하며 밤새 욕설을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밤새 전화를 받아도 다음 날 정상적인 근무를 해요. 다음 날에도 저희의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이 있으니까요.

C : 저는 제 감정이 메말라간다는 생각이 들 때 힘들어요. 피해 입은 아동을 학대행위자로부터 분리할 때는 특히 더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하는 행동이라고 속으로 수없이 되뇐 후 평점심을 유지하고 욕을 하며 화를 내는 학대행위자와 대화를 하지만 그런 후에는 많은 사람에게 따뜻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던 제 바람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어서 자괴감이 들 때가 있어요.

왜 이 일을 하죠?

A : 학대당하는 아동이 아직 많이 있거든요. 저의 노력이 학대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전해진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아요.

B :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마음을 함께 해주는 사람들이 저에게는 큰 힘이 돼요. 동료가 될 수도 있고 아동학대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저희를 응원해주는 분들이 될 수도 있죠. 가끔 제가 되게 작게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 그 분들의 응원을 받으면 내가 하는 일이 아동과 가정에 큰 도움과 힘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요.

C : 이 일로 변화하는 가족과 아이들을 보고 있어서예요. 학대로 인해 위축되고 자존감이 없었던 아이가 먼저 말을 걸고 웃는 모습을 보일 때도 있고, 저에게 심한 욕을 하며 화를 내시던 학대행위자가 도리어 저를 걱정하며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할 때도 있어요. 그런 경험은 제가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게 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으로서 살아가게 하는 데 큰 원동력이 돼요.

아동학대상담원으로 일한다는 것.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과 대화 후 느낀 것은 그들이 사명감으로 감당해내기에는 너무 많은 어려움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상담원들은 개별마다 다른 정서적 고통을 가지고 있었고 삶과 업무를 분리하지 못해 혼란을 겪고 있었습니다.

미국아동복지연맹의 1인당 적정사례관리 건수는 12~17건인 반면 우리나라 아동학대상담원의 평균 사례관리 수는 54건으로 적정사례관리 수의 3~4배에 달하는 업무량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아동학대 신고접수는 29,669건으로 2015년 19,203건 대비 54.5%의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상담원의 업무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이들이 겪는 어려움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2017년 7월 발표된 국정과제 중에는 ‘아동보호 종합지원체계 구축’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아동학대 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가 학대로 피해받는 아동들을 보호하겠다는 마음을 지켜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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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팀 최성윤
  • 발행
  • 2017-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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