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지진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
| 굿네이버스 긴급구호 대응단 박성락 단장
베네수엘라 지진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
| 굿네이버스 긴급구호 대응단 박성락 단장
베네수엘라 지진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
| 굿네이버스 긴급구호 대응단 박성락 단장
지난 7월 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규모 7.2와 7.5의 연쇄 강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긴급한 지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굿네이버스는
라과이라 지역을 중심으로
아동과 이재민을 지원하기 위해
100만 달러(약 15억 원) 규모의
긴급구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파견된 베네수엘라 긴급구호 대응단
박성락 단장이 경향신문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현장 소식을 전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마주한 피해 상황과
지금 가장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들어봤습니다.
📌베네수엘라 현장 인터뷰 📌
굿네이버스 베네수엘라 긴급구호 대응단 박성락 단장

Q1. 현재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지역 상황은 어떤가요?
수도 카라카스는 빌딩 3~4채가 무너졌지만
그나마 피해가 적은 편입니다.
반면 북쪽 항구도시인 라과이라 지역은
폐허가 된 상태입니다.
마치 전쟁 상황에서 폭탄이 투하된 것 같은 모습입니다.
일부 생존자 수색이 끝난 건물 외벽에는
빨간색 페인트로 ‘사망(Deceased)’을 뜻하는
‘D’ 표시가 남아 있습니다.

수색이 완료된 건물에는
굴착기가 투입돼 잔해를 걷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안타까운 점은 가족들이
그 주변을 지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울부짖기보다는 말없이 앉아
현장을 바라보는데, 구출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곁을 지키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폐허가 된 건물 외벽에 ‘딸을 찾습니다’라는
전단이 붙어 있는 모습도 봤습니다.
부모로 보이는 사람이 그 옆에 말없이 앉아 있었습니다.

Q2. 여전히 거리에서 밤을 지새우는 주민이 많은가요?
공식 셸터가 운영되고는 있지만 아직 식량이나
식수, 의료서비스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아
주민들이 굳이 셸터를 선택할 이유가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운동장이나 공터, 거리에서
생활하는 주민들도 여전히 많습니다.

Q3. 전염병 등 보건 상황에 대한 우려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재난 발생 이후 환경 자체가 오염되다 보니
수인성 질병과 호흡기 질환 등
질병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
기후도 중요한 요인인데, 현재 베네수엘라는
우기가 시작돼 일교차가 매우 큰 상황입니다.
낮에는 매우 덥고 저녁에는 매우 춥습니다.
비가 오고 나면 기온도 뚝 떨어져
감기와 호흡기 질환 등도 우려됩니다.

Q4. 현재 굿네이버스 구호 활동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나요?
현지 단체들과 협력해 전날 650가정에
식량과 위생용품 등을 전달했습니다.
배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상사 및 치안 문제를 막기 위해
픽업트럭 두 대 분량씩 구호물자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굿네이버스는 긴급구호 이후
아동의 PTSD 치료와 심리사회적 회복을 돕는
PSS(Psychosocial Support)도
함께 추진할 계획입니다.

Q5. 구호 인력과 물자 반입에 어려움은 없나요?
카라카스 인근 국제공항은 아직 폐쇄 상태입니다.
구호 인력은 카라카스에서
콜롬비아 국경 쪽으로 약 120㎞ 떨어져 있는
발렌시아 공항을 통해 들어오고 있습니다.
저도 엊그제 그곳을 통해 왔는데
비행기에 조끼 입은 구호 인력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라과이라 항만도 사실상 폐쇄된 상태라
물자는 대부분 현장에서 구매해야 해서
대량 조달이 어렵습니다.
최근 일부 상점에서는 물건 구매 시
여권을 제시하도록 하는 등 통제가 시작됐습니다.

Q6. 현지 조달 물자가 고갈될 우려는 없나요?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지 구호단체 대부분이
해외에서 물자를 들여오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굿네이버스도 파나마에 있는
UNHRD*에 위탁 보관 중인 물류가 있습니다.
UNHRD 측에서 전세기를 띄워
물자를 보내려고 하는데,
베네수엘라 정부가 통관 절차를
아직 정하지 못해 들여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입 절차에 대한 프로토콜이 없어서
미국과 유럽 측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UNHRD : 유엔 세계식량계획이 운영하는 인도적 지원 물류센터

Q7. 피해 현장 진입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라과이라 지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특별 허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틀 전에 최대 피해 지역에 들어가려 했는데
팀원 중 일부가 정부 허가가 나오지 않아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현재는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승인을 받은 상황입니다.

Q8. 베네수엘라 정부의 재난 대응은 어떤가요?
단적인 예로 현재 지진 발생 1주일이 지났지만
구호 사업을 조율하는 클러스터 미팅이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보통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정부 컨트롤이 작동하는 국가의 경우
재난안전청과 같은 조직에서
재난 정보 수집·현장 조사 등을 통해
구호 희망 단체들의 전문성을 살린 역할을 배분합니다.

아이티와 같이 정부 컨트롤이 약한 국가의 경우
UNOCHA(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 등에서
클러스터 미팅을 진행합니다.
이는 단체 간 중복 지원과
과다 경쟁을 막는 데 필요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현재 베네수엘라는 회의가
조직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9. 피해 복구에 있어 중요한 과제는 무엇인가요?
관건은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회복하는가입니다.
그중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정부의 신속한 컨트롤 역량입니다.
2010년 아이티 지진과 칠레 지진 당시
구호 상황을 비교해보면,
국가 자체가 어려웠던 아이티는 10년이 지나도
사회 재건 효과가 크지 않았던 반면
칠레의 경우 6개월~1년 만에
상당수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재건 복구 시간은 정부의 장악력에 달려 있습니다.
베네수엘라가 겪어 온
경제·정치·사회적 불안 요소를
고려했을 때 이번 지진은 자연재해를 넘어
복합적 요인에 의한 장기적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우려됩니다.
Q10.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요?
식량과 의류, 비누, 생리대 등 초기 물품 지원입니다.
현재 카라카스 피해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구호 물품센터 4~5곳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대학생과 할아버지, 할머니가 텐트에 앉아 계시고
구조 대원들에게 물과 음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물과 음식을 갖다주면,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가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재민들이 장기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셸터와 의약품 등도 필요하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지원이 중요합니다.
굿네이버스는
지진 피해가 집중된 라과이라 지역
이재민 5천 가구, 약 1만 8,500명을 대상으로
식량·생필품 지원, 임시 거주지 제공, 의약품 지원 등
긴급구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베네수엘라에 가장 필요한 것은
따뜻한 관심과 나눔입니다.
※본 콘텐츠는 경향신문 [굿네이버스 대응단장 “폭탄이 투하된 듯한 모습···구호품 반입 절차 마련 시급”]
기사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출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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