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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이웃이야기

배우 장현성의 아프리카 일기

2017.05.11
아프리카 아동들과 환하게 웃고 있는 배우 장현성 이미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는 대세 배우 장현성이 지난 3월, 굿네이버스와 함께 아프리카로 향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들조차 부족한 아프리카의 현실.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는 카메룬 아이들의 힘겨운 일상을 전해왔습니다.

빈곤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카메룬

아프리카로 향하기 전,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는 것만큼이나 설레면서도 떨리는 기분이었다. 아프리카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과 봉사활동을 통해 작은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나는 카메룬 땅을 밟았다. 축구를 잘하는 나라 정도로만 알고 있던 카메룬의 빈곤 현실은 생각했던 것 그 이상이었다. 카메룬의 와장마을에서 만난 제레미(남, 13세)는 두 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다. 오랜 가뭄으로 물도 식량도 부족해 더러운 물로 끓인 수수죽으로 끼니를 때운 지 오래. 동생들이 남긴 죽으로 고된 하루를 버티는 제레미의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안타까웠다. 사람들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부족함을 느낀다. 더 많은 명예와 권력, 부를 위해 분주한 일상을 보내는 한국과 달리, 이곳의 아이들은 한 방울의 물과 한 줌의 식량을 구하기 위해 하루하루 힘겨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이미지 설명 1. 물을 구하기 위해 수많은 구덩이를 판 흔적들이 남아있는 은갈라가 마을, 2. 누군가 손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하던 난민캠프의 아이들과 함께
1. 물을 구하기 위해 수많은 구덩이를 판 흔적들이 남아있는 은갈라가 마을
2. 누군가 손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하던 난민캠프의 아이들과 함께

극심한 가뭄에도 아직 마르지 않은 희망

지구촌 기후변화는 카메룬의 지형까지 바꾸고 있었다. 극심한 가뭄에 사막화까지 진행되면서 식량난은 더욱 심해졌고, 우물과 웅덩이의 물은 점점 말라가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실을 말해주듯 은갈라가 마을에는 100개가 넘는 구덩이가 파여 있었다. 40도가 넘는 뜨거운 날씨 속에서 물을 구하기 위해 온종일 땅을 파는 아이들. 한참을 파 내려갔을까. 조금씩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구덩이에서 퍼올린 흙탕물로 갈증을 달래고는 다시 땅을 파기 시작했다. 나는 한 아이에게 풍부한 물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아이의 대답은 깨끗한 물을 맘껏 마시고 싶을거라는 내 생각을 완전히 빗겨 갔다. 농사를 짓고 싶단다. 15세 소년의 현답에서 나는 아직 마르지 않은 카메룬의 희망을 만날 수 있었다.

아이들의 미소 속에 담긴 카메룬의 미래

나이지리아 국경에 인접한 카메룬 최북단 지역. 이곳 난민캠프에는 나이지리아 테러 단체의 공격을 피해 온 실향민들이 수숫대를 엮어 만든 움막집에서 살고 있었다. 테러 단체가 집에 불을 질러 아버지를 잃은 라마독(남, 8세)은 어머니와 함께 가까스로 도망쳐 나왔지만, 온몸에 화상을 입고 말았다. 가족을 잃은 충격과 슬픔은 참혹 그 자체였고 난민캠프의 환경은 열악했다. 이들을 위해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라곤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뿐. 내가 내민 손을 잡으며 아이들은 잠시 슬픔을 잊은 듯 행복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내 손이 수십 개 수백 개라면 모든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싶을 만큼 아이들의 미소는 천사처럼 빛났고, 보석보다 눈부셨다.
교실도 없이 나무 그늘 아래서 수업을 들으며 행복해하던 난민캠프의 아이들. 어쩌면 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나눔이란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닌 지극히 작고 사소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과 식량, 추위를 막아줄 따뜻한 담요, 모래바람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집…. 한 사람이 이 모든 걸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작은 나눔의 손길이 하나둘 모인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은 아닐까.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처럼 밝은 카메룬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굿네이버스 나눔방송 안내 2017 상반기 희망TV SBS가 오는 6월 9일과 10일 양일간 방송됩니다. 이번 방송에서는 굿네이버스 홍보대사인 배우 김현주 씨의 니제르 봉사활동이 방송될 예정입니다. 또한 지난 5년 동안 진행된 아프리카 희망학교 100개 짓기 프로젝트의 종지부를 찍은 100호 희망학교와 미디어교육센터 완공식 현장이 소개됩니다. 6월 10일 오전에는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선물하기 위한 Step for water 걷기대회가 개최될 예정이오니 회원님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배우 장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