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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책상 밖으로 나온 청소년들, 더 나은 세상 향해 한 걸음 내딛다
○ 매체 : 조선일보
○ 일시 : 201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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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 책상 밖으로 나온 청소년들, 더 나은 세상 향해 한 걸음 내딛다
굿네이버스 청소년 글로벌리더십 캠프
2박 3일간 모여 국제사회 문제 인식하고
각 학교로 돌아가 후속 캠페인 펼치기로

▲ 지난달 28일 부터, 30일까지 열린 ‘제 7회 굿네이버스 청소년 글로벌리더십 캠프’에는 청소년 리더 114명이 참석, SDGs 목표 달성을 위한 다양한 실천 방안들을 제안했다. 아래 사진은 캠프 마지막 날 밤, 참가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애드보커시 활동을 3시간에 걸쳐 펼치는 모습. /굿네이버스 제공
"고3이 돼서 캠프 참가를 망설였거든요. 3일간 책상에서 공부만 했다면, 이렇게 많은 걸 깨달을 수 있었을까 싶어요. PD가 꿈인데 15년 뒤 SDGs(유엔 지속 가능 발전 목표)가 얼마나 실현됐는지 다큐를 찍겠다는 '인생 목표'도 세웠어요!(웃음)"
대전에서 올라온 김유진(18·대전 이문고3)군은 "학교에 돌아가 캠프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친구들한테 빨리 선보이고 싶다"며 할 일을 빼곡하게 적은 메모지를 보여줬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연세대 국제캠퍼스(송도)에 전국의 고교 회장 및 부회장이 함께 모였다. 국제 구호 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의 '청소년 글로벌리더십 캠프' 참가를 위해서다. 청소년 리더들이 2박 3일 동안 모여서 국제사회의 문제를 인식하고,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아 각 학교로 돌아가서 후속 캠페인을 진행하는 나눔 교육이다.
올해 주제는 SDGs(지속 가능 발전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다. SDGs란 지난해 9월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것으로, 2030년까지 모든 형태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 등이 합의한 17가지 핵심 목표다.
합숙훈련 동안 배운 이 목표 실천을 다짐하는 무대에서 고등학생 7명의 야무진 목소리가 강당을 울렸다.
"저희 학교 회장·부회장들은 매달 'SDGs날'을 정해 인식 개선 캠페인을 할 것을 다짐합니다. 모두를 위한 목표 SDGs, 대한민국 청소년들이여 'Good Action(굿 액션)' 하라!"
지켜보던 다른 학교 대표 100여 명 사이에서 격려의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굿네이버스-연세대, 7년간 청소년 대표 '세계 시민'으로 양성
2010년 시작된 '청소년 글로벌리더십 캠프'는 지난해까지 참가한 학생 대표만 1000명이 넘는다. 올해에는 전국 63개 학교에서 114명이 캠프에 참가했다.
김영배 굿네이버스 캠페인사업팀장은 "각 학교 대표들이 입시에만 매달린 학교와 학생들에게 나눔을 알리는 '씨앗'이 되도록 키우는 게 캠프의 주안점"이라고 설명했다.
자칫 어렵고 딱딱할 수 있는 글로벌 현안과 이슈를 학생들이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연세대학교 리더십 교육 동아리, '연세리더스클럽'이 캠프 시작부터 폐막까지 전 과정에 재능 기부로 참여한다. 덕분에 캠프 1회부터 7년째, 굿네이버스의 전문 지식과 대학생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결합해 매해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올해 캠프에는 생소한 SDGs의 개념과 문제 상황을 '부루마블' 등 여러 게임과 결합해 아이들이 주제에 몰입할 수 있도록 개발된 것이 특징. 부루마블의 게임 벌칙은 '2L 생수병 6개 들고 교실 돌기' '성별에 따라 차등 임금 받기' 등 저개발국의 어려운 상황을 간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아동 노동, 남녀 차별 등을 경험했다.

김지연(17·청주 산남고2)양은 "게임으로 SDGs가 각국의 실생활에서 어떻게 발생되는지 알게 됐다"며 "단순히 못사는 나라,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게임룰이 불리한 걸 경험하며 화도 나고 '내 손으로 고치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 했다.
2년 연속 캠프에 멘토로 참여한 김현준(26·연세대 사회학과 3년)씨는 "굿네이버스와 한 달간 머리를 맞대고 기획하는데, 아이들이 활발히 참여하고 함께 모여서 국제사회 문제를 자연스레 이야기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며 "'그 맛'에 올해 다시 캠프 자원봉사를 신청했다"고 웃었다.
◇캠프 참가 후 학교와 지역에 나눔 확산 돼
2박 3일의 짧은 체험이지만 학생들의 변화는 크다. 권예진(18·수원 조원고3)양은 지난해 캠프에 참가해 파키스탄 여성 교육 운동가이자 최연소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를 알게 됐다. 이후 함께 캠프에 참석했던 선후배 5명과 힘을 모아 학교 복도마다 유사프자이의 사연과 사진을 전시, 쉬는 시간마다 설명회를 열었다.
권양은 "동갑인 유사프자이 이야기를 듣고 학교에서 공부하고, 친구들과 놀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달아 이를 주변에 나누고 싶었다"며 "일주일 동안 150명이 유사프자이 지지 서명을 해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권양은 올해 캠프에 참가한 학교 후배들과도 오는 3월 빈곤국 아이들을 돕는 모금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부천 상동고 역시 2년째 캠프에 참가하며 학교 분위기가 달라졌다. 박양내 상동고 교사는 "지난해부터 캠프에 참가했던 학생회 학생들이 전교생 굿네이버스 희망 가방 만들기, 연탄 배달 봉사 등 나눔 행사를 적극 주도, 반마다 홍보물까지 붙이며 참여를 독려한다"며 "친구가 알려주고 함께 하자고 하니 나눔이 '의무'가 아니라, '문화'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캠프 참가 학생들 역시 SDGs 목표 달성 등 나눔 문화 확산을 다짐했다. '매주 수요일 잔반 없는 급식판 인증 릴레이' '물을 담을수록 컵에 그려진 나무가 커 보이는 텀블러 디자인을 개발·이용해 사막화 막기' 등 각양각색의 SDGs 실천 방안이 나왔다. 최어진(18·청주 주성고3)양은 "수동적으로 참가했던 다른 캠프와 달리 이번엔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어 좋았다"며 "전교생과 함께 해결책을 실행하는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캠프 마지막 지역별 모임에서는 주변 학교들 간 나눔 실천 연대가 결성되기도 했다. 이제욱(18·전주 영생고3)군은 "이번 캠프에 참가한 전북 두 학교끼리 함께 SDGs 개념을 알리는 캠페인을 학교 및 지역 축제 때 하기로 했다"며 "캠프 사전 교육을 해주신 굿네이버스 전북본부 선생님도 도와주신다고 약속했다"고 웃었다.
굿네이버스는 올해부터 후속 캠페인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캠프 참여자들과 같은 지역 대학교의 굿네이버스 자원봉사자들을 연결, 멘토제를 운영해 청소년들이 캠프에서 배운 내용들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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