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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마을을 건강하게 만드는 사진사들

2016.10.17
Njia ya hospitali (병원가는 길, 스와힐리어)

Njia ya hospitali : 병원가는 길

한 아저씨가 이른 아침 자전거로 집을 나섭니다. 바쁘게 페달을 밟아 어딘가를 향합니다. 바쁘게 달려가는 그의 주변으로 이른 아침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지나쳐갑니다. 아이를 업은 채 곡괭이를 들쳐 맨 옆집 아주머니는 아침 일찍 밭일을 가시나 봅니다.

엄마와 함께 아침을 먹는 아이와도 잠시 눈이 마주칩니다. 흙먼지가 일지만, 아이는 밥을 먹는 데에 집중하네요. 만삭인 한 아주머니는 물을 길어오시는 길입니다. 조금 더 가니 아침 일찍 물을 길러 나온 아이들이 보입니다. 흙탕물을 조심스레 물통에 담으며 장난 치는 아이들 곁을 지나쳐 아저씨는 다시 바쁘게 페달을 밟습니다.

덜컹거리는 길 위에서 행여나 뒤에 앉은 이가 떨어지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워봅니다. 한참을 지나 도착한 곳은 집에서도 두어시간 떨어진 작은 지역 진료소. 아저씨는 자전거 뒤에서 만삭인 아내를 내립니다. 그리고, 진료소의 문을 두들겨보지만 굳게 닫힌 진료소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만삭인 아내의 진료를 위해 아침 일찍 달려온 아저씨는 어찌해야 할까요?
 

Photovoice : 사진으로 우리 마을을 건강하게 만들어요

Photo + Voice

이 애니메이션은 굿네이버스 탄자니아 지부에서 진행된 산모와 신생아 사망을 줄이기 위한 모자보건 사업의 일환인 '포토보이스'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찍은 사진으로 재구성된 영상입니다. 탄자니아는 일찍이 1970년대부터 정부 주도로 보건서비스 접근률을 향상시켜 아프리카 타 국가에 비해 지역별 의료기관의 숫자는 갖춰진 편입니다. 하지만 의료인력의 부족, 낙후된 시설과 접근성의 문제로 지역주민들의 보건시설 활용도가 낮은 편입니다.

굿네이버스는 이러한 보건 시설과 인력을 보완하는 동시에 지역주민들이 산모와 아동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포토보이스(PhotoVoice)'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포토보이스 프로그램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마을주민들

포토보이스는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카메라를 쥐어주고 직접 산모들과 아동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장면을 찍고 주민들과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점을 함께 고민해가는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남녀 주민들은 당신이 임산부라면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인지, 건강을 해치는 환경은 무엇인지, 보건시설에 가는데 장애요소가 되는건 무엇인지 등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전시하여 주민들과 함께 개선방안을 찾아나갑니다.

아래는 영상의 모티브가 된 탄자니아 신양가 지역 주민들의 포토보이스 참여작들입니다. 신양가 주 키샤푸 지역의 주민들이 엄마와 아이들을 위해 건강하게 바꾸고 싶은 '우리동네 모습'들은 어떤 것들인지 같이 보시죠.
 

Photovoice1. 엄마와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는 것들

"마상가 마을의 주민들은 이 물로 빨래를 해요. 이 물을 그대로 마시기도 하죠.
그래서 늘 설사를 비롯한 수인병 질병에 노출되어 있어요."
마그렛 윌리엄 (Magreth William) 여/32세/농부 / Masanga Viilage, Kisapu
 
"비위생적인 화장실 앞에서 아이들이 흙바닥에 앉아 놀고 있어요.
화장실 공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 이런 환경은 아이들을 아프게 해요."
삼손 마싱기자 (Samson Masingija) 남/24세/농부
 

Photovoice2. 엄마와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들

"보건소에 가는 길이에요. 우리마을 도로는 돌도 많고 울퉁불퉁합니다.
임산부들도 자전거를 타고 이 길을 가야해요. 너무 위험하죠."
마그렛 윌리엄 (Magreth William) 여/32세/농부
 
"산모와 남편이 함께 보건소 진료를 받고 있어요. 마상가 마을에서 보기드문 장면이죠.
저는 우리 마을의 많은 남편들이 출산과정을 이해하고,
엄마 아빠가 되는 준비를 함께 해나가길 간절히 바라요."
작자미상 (unknown) / Masanga Viilage, Kisapu
 

Photovoice3. 남편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요?

"아내는 아이를 업은 채 무거운 땔감을 이고 가는데 남편은 그저 뒤를 따라갈 뿐이에요.
마상가 마을에서는 아내의 노동량이 훨씬 많아요."
엠마누엘 루굴루 (Emmanuel Lugulu) 남/20세/농부 / Magalata Viilage, Kisapu
 
"임신한 아내는 아이를 업은 채 곡식을 찧는데, 남편은 곁에서 바오(BAO)를 하고 있어요.
흔한 광경이죠. 아빠들은 임산부가 노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제대로 모릅니다."
작자미상 (Unknown) / Magalata Viilage, Kisapu
 

Photovoice 4. 이제 다 같이 이야기 합시다

“포토보이스 프로그램이 끝나면 마을회관이나 학교에서 전시회를 열어요.
마을 주민, 마을 리더, 정부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모자보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보는데요.
그리고 앞으로는 우리 마을의 어머니와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Ndoleleji 마을 지역보건요원-
 
작년부터 올해까지 탄자니아 신양가 주의 키샤푸 지역 9개 마을의 71명이 이 포토보이스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8주간 교육과 활동을 통해 마을 주민들, 특히 산모와 아이들이 건강하게 생활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한 점들을 사진으로 찍었고, 전시회를 통해 2,000여 명의 지역주민들과 공유했습니다.
전시회를 통해 마을 사람들은 출산을 앞둔 산모는 누군가의 엄마이고 자매이며, 아내임을 기억하고 이웃들, 특히 남성, 남편들이 산모들을 돌보고 가사와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함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굿네이버스 탄자니아 지부는 포토보이스 프로그램과 함께 탄자니아 키샤푸 지역의 의료시설과 인력을 개선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업이 시작된 2015년부터 현재까지 키샤푸 지역 내 기존 3개 보건지소의 시설을 개보수하여 전기와 물 공급 시스템을 정비하였고, 올해 추가로 7개소 개보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현지 보건인력들의 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현재까지 100여명의 의료인력과, 329명의 마을보건요원들이 참여하였으며 이들을 통한 지역사회 보건의료사업의 질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빈곤을 넘어 더 나은 삶을 위해 지역주민들의 이웃이 되어주세요

모든 사람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고 복지를 증진한다
-지속가능한개발목표(SDGs) 3번 목표-
10월 17일은 UN이 정한 세계 빈곤 퇴치의 날 입니다. UN은 전세계의 빈곤 퇴치, 포용적 성장, 기후변화 대응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2016년부터 2030년까지 국제사회가 달성해야 할 17개 목표, 169개 세부목표인 지속가능한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 SDGs)를 발표했는데요. 그 중 세번째 목표인 건강과 복지의 증진에서는 전 세계 모성사망률의 감소, 신생아와 5세 미만 아동의 예방 가능한 사망을 종식시키는 등의 세부적인 목표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굿네이버스를 비롯한 국제구호개발 NGO들과 각국 정부는 절대빈곤을 종식시키고 지구촌 이웃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포토보이스 프로그램과 같이 지역사회 주민들의 참여와 인식의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절대빈곤이 사라지는 시기가 더 빨리 찾아오지 않을까요?

세계빈곤퇴치의 날을 맞아 탄자니아 현지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포토보이스 활동을 통해 그들은 '우리 마을'에서 산모와 아이들, 그리고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바뀌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활발하게 대화하고 변화시켜 나갈 텐데요. 이들의 노력에 힘을 더해주는 건 어떨까요?
 
 
*포토보이스 프로그램은 굿네이버스 탄자니아 지부의 지역보건인력 활용 모자보건사업의 일환으로, KOICA의 국제빈곤퇴치기여금을 바탕으로 2015~2018년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국제빈곤퇴치기여금 : 국내발 국제선 항공권에 1,000원씩 부과되어 아프리카 빈곤과 질병 퇴치를 위해 사용되는 기금으로 우리나라에는 2007년 도입된 제도입니다.

 
홍보팀 노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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